양평의 옥천냉면을 처음 가본 것은
첫 직장을 다닌 지 몇 개월 채 되지 않아서였다.
(아마 대학도 졸업하기 전이었을지도? 첫 회사를 4학년 겨울 때부터 다녔으니까..)
그 당시 회사 상사가 농담을 참 잘하는 편이었는데, 문제는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였다는 것.
워크샵을 가는 길에 지점 사람들이 모여 이곳에서 고기완자와 냉면을 먹었는데,
상사의 농담을 듣고 너무 놀라서 음식을 거의 다 남겼다.
지금이었다면 능글능글하게 받아쳤을텐데,
그 당시에는 열 명이 넘는 사람들 앞에서 나에게 성휘롱을 한다는 생각에 충격이 컸다.
아주 오랜만에, 다시 이곳을 찾으니 그때 기억이 떠올라 혼자 웃었다.
7년 뒤 내가 이곳을 이런 형태로 다시 찾을 줄을 그땐 정말 상상도 못했으니까.
그리고 다시 먹은 옥천냉면은 아주 맛있었다.
큼직한 고기완자와 편육.
밍밍한 육수가 맛있었던 물냉면.
옥천냉면은 7년 전 그자리 그대로인데
나는 너무 많이 달라졌다.
그게 참 놀라우면서도 서글프면서도 애틋했다.
그때의 내가 있으니, 지금의 나도 있는 것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