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고양이 아리에티] 아리에티가 수술했어요
    고양이 아리에티&킹 2012. 4. 16. 07:53
    반응형
    얼마 전, 아리에티가 수술을 했습니다. 병명은 바로 '자궁축농증'이라는 건데요. 고양이들에게는 1년에 한 마리가 걸릴까 할만큼 흔치 않은 질병이라고 합니다. 그것도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은 고양이들에게 말이죠. 아리에티는 이미 중성화 수술을 했는데도!! 몸 속에 미처 난소가 남아 자궁을 자극하여 커졌고, 농이 찼다고 합니다. ( ㅜ.ㅜ) 이런 일이...

    그러고 보면, 아리에티가 그동안 이상하긴 했습니다. 늘 먹던 사료에 입을 대지 않아서, 사료가 질린 탓인 줄 알고 좀 더 고급 사료를 사다 주었었죠. 그리고 또 새 사료를 바꿔 주었는데.. 생각만큼 잘 먹지 않더군요. 또 예전에 비해 더 낑낑대고 애교가 많아지고.. 제가 외출을 하려고 하면 싫어하더라고요. 평소엔 이런 고양이가 아니었기에(!) 수상하게 여기고 있었는데..

    병원에 가기 이틀 전부터 구토를 하더라고요. 원래 고양이는 종종 구토를 하곤 해서 그냥 넘어갈 수도 있었는데.. 이번엔 마음이 참 편치 않더라고요. 토요일에 아리에티를 얼른 가방에 넣어 근처 동물 병원에 데려 갔습니다. 
     
    수술을 하고 삿갓을 쓴 아리에티

    수술을 하고 삿갓을 쓴 아리에티


    병원에 도착한 아리에티는 평소보다 심하게 화를 냈습니다. 저는 아리에티가 그렇게 화내는 모습을 처음 봤어요. 의사 선생님도, 저도 공격을 하며 하악대며 도망다녀서.. 병원 안은 비상사태였습니다. ( -_-);;

    결국 겨우 잡아 진정제를 투입한 뒤, 전염병 검사도 하고, 엑스레이도 찍고.. 다양한 검사를 했지만 별 문제는 없더군요. 그래서 의사 선생님도 더 이상 구토를 하지 않도록 위가 편해지는 약을 조제해주겠다고 하시더군요. 

    마침, 모처럼 병원에 왔으니 이것 저것 할 수 있는 건 다 하고 가자는 생각에 초음파도 찍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초음파 검사를 지켜보던 의사 선생님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더라고요. 모두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초음파 검사를 하고, 그 결과... 바로 수술에 들어가야 한다는 진단 결과가 나왔습니다. 

    아리에티가 지난 해에 중성화 수술을 하느라 배를 째고, 차마 1년도 되지 않아 또 배를 째 수술을 해야하는 일이 벌어진거죠. 정말 마음이 아팠습니다. 저 작은 몸이 과연 수술을 잘 견딜 수 있을지 무척 걱정되더라고요. 게다가 고양이들에게는 흔치 않은 병이 왜 하필 아리에티에게 걸렸을까 속상하기도 하고... ㅎㅎ 

    기운 차리고 사료를 받아 먹는 아리에티.. 결국 이 사료조차 나중엔 토해냈지만.. 먹을 땐 좋다고 먹더군요. ㅠㅠ


    아리에티는 이미 중성화 수술을 한 고양이었기에, 의사 선생님도 미처 자궁에 문제가 있을 거란 생각은 못 했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고양이에게 흔히 나타나는 질병도 아니었고요! 초음파 수술을 해서 발견을 한 게 어찌나 운이 좋았는지 모르겠네요. ㅎ.ㅎ)!!  만약에 초음파를 찍지 않았더라면... ㅠㅠ 아리에티는 저 세상에 갔을 거란 생각을 하니 눈 앞이 아른해지네요;; 아아;; 

    지난 번에 중성화 수술을 할 때 알게 된 일인데... 아리에티는 신장도 하나 밖에 없답니다. 이것 역시 고양이들 중에서는 상당히 희귀한 일이라고 하더라고요. (그 당시 아리에티를 수술했던 수의사님이 말하길.. 이런 경우는 책에서만 보고 실제로 본 건 처음이라 정말 신기하다고 하더라고요 ^^;;)

    저는 고양이를 기르는 일이 이번이 처음인데, 참 희귀한 고양이를 만난 듯합니다.ㅎ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코숏 주제에 말이죠! 

    맛있다옹!


    아리에티가 수술하던 날, 수술이 시작되던 밤 9시가 다 되도록 한끼도 못 먹고 동물 병원에서 서성이며 아리에티를 걱정했습니다. '반려' 동물이 아픈 게 이렇게 정신적인 고통이 클 줄 몰랐네요. 수술비가 상당히 많이 나와서 병원 측에서도 걱정하더라고요. ㅎㅎ 정신적인 고통에 수술비 부담도 포함되었지만... ㅋㅋ 그냥 명품 가방 안 산 셈, 해외여행 안 간 셈 치기로 했습니다. 아리에티의 생명을 구했는데- 아깝지 않아요. ( '_')  오히려 제가 돈을 벌고 있는 게 어찌나 감사하던지요! 만일 돈이 없어 아리에티가 수술을 못할 뻔 했다면.. ㅠㅠ 으으;; 역시 사람은 돈이 있어야해요! 그래야 생명도 구하죠 ( -_-)b!! 
    이제는 실밥도 뽑고 많이 회복되었습니다. 저렇게 편하게 뒹굴거리며 잠도 자고요! 다만, 아직 상처가 다 아물지 않아 삿갓을 더 써야 하는데... 아리에티가 병원 스트레스로 구토를 정말 많이해서 삿갓을 못 씌웠어요. ㅠㅠ 일요일 아침 6시가 되도록... 밤 동안 대략 스무번은 한 듯하네요. ( -_-) 덕분에 끔찍한 토요일 밤을 보내고 말았습니다. ㅎㅎ

    아리에티가 아프던 1주일 동안, 참 괴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런 제 모습에 많이 놀라기도 했고요. 예전 같으면 반려 동물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 보고 별 공감 못했을 텐데.. 동물이나 사람이나 정은 참 다르지 않네요. 고양이가 아파도 이렇게 힘든데, 아이가 아프면 얼마나 괴로울까 생각도 들고, 부모님께 참 고맙고 죄송스러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아리에티가 앞으로 오래 오래 제 곁에서 건강히 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사랑 듬뿍 받는 고양이로 살게 하고 싶네요. ^^ 


    아리에티의 근황이 궁금하시다면, 고양이 아리에티 페이스북 페이지로 놀러오세요!

     
    반응형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