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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설]미안해요
    일상 속 축복/소설 2008. 12. 24.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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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이제는 더 이상 밤에 울지도 않아요.

    밤에 울다가 가슴 아파서 괴로워하며 숨죽여 울지도 않아요.

    울다가 지쳐서 잠들지도 않아요.

    울다가 너무 가슴이 아파서, 너무 슬퍼서, 눈물이 멈추지 않아서 괴로워하며 울다가

    심장이 아프고 머리가 어지럽고, 숨이 쉬어지지 않고

    그렇게 어지렇게 괴로워하며

    침대에서 난 이제 끝났어. 난 이제 끝났어라고 중얼거리지도 않아요.

     

    뜬 눈으로 잠을 청하다가

    아침해가 밝아오는 것을 지켜보던 것도 이제는 안해요.

     

    혼자 집에서 음악을 듣다가,

    혹은 노래를 부르다가 갑자기 주저앉아 엉엉 울어버리지도 않아요.

     

    공부하려고 책상에 앉았다가, 기분 좋게 혼자 흥흥대며 웃다가,

    눈물이 폭포처럼 쏟아져내리지도 않아요.

     

    친구들하고 즐겁게 웃으며 놀다가 집에 가는 길에 훌쩍이며 울며 가지도 않아요.

     

    여전히 오지도 않을 누군가의 연락을 기다리기도 하고

    종종 누군가의 전화를 받지 않거나 답문을 보내지 않기는 하지만,

     

    25살의 생일은 이미 지났어요.

     

    이미 7일이나 지났어요.

     

    이미 7일은 나의 7일이 아니예요.

     

    난 이미 25살의 생일에 죽었어요.

    16살 때부터 그렇게 소원하던,

    25살의 생일에 죽었어요.

     

    22살의 생일날 미니홈피에 이제 3년 남았다고 좋아하며 썼을 때,

    남자친구는 화를 내었어요.

    20살의 어느 날 25살에 죽겠다고 했을 때 아버지는 눈물을 흘렸어요.

    나는 뭐가 슬픈지도 모른채 같이 눈물이 났어요.

     

    그런 주제에 그런 주제에

    그렇게 죽기 싫어했으면서 그렇게 죽기 싫어했으면서

     

    살아있음에도 기뻐하지 못하고

    살아있음에도 감사하지 모하고

    살아있음에도 또 다시 죽음을 기다리고

     

    난 그렇게 그를 버렸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다시 찾고

    그렇게 앞으로 사랑은 다시는 못할 거라고 했으면서도

    가슴아파하며 애타게 누군가를 기다리고

     

    난 하나도 즐거운 것이 없어요.

    난 무엇이 행복인지 몰라요.

    난 되고싶은 것도 없고

    갖고싶은 것도 없고

    원하는 것도 없어요.

     

    그저 하루종일 먹지도 않고

    하루종일 잠만 자고

    하루종일 그저 하루가 가고 이틀이 가고 삼일이 지나

    어느날 내가 죽는 그날만 기다려요.

     

    그게 나의 행복이예요.

     

    내가 죽고 먼지가 되고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는 날이 가장 큰 기쁨이예요.

     

    살아갈 이유도 없고 의미도 없고

    그저 산다는 것이 무섭기만 해요.

    누군가를 알아가도 또 상처입고

    나는 그냥 그렇게 기다리기만 해요.

     

     

    제발 내버려두세요. 죽도록 일하고 죽도록 돈벌고 죽도록 힘들어하면

    다른 무언가에 마음을 쏟다보면,

    내가 왜 사는지도 잊도록 온갖 열의를 쏟아 시간을 보내다보면

    다행이도

    그 날이 오겠죠.

      


    소설도 아니고 시도 아니고.. ㅇㅅㅇ)~
    소설로 쓴다고 쓴거였는데, 결국 또 부족함을 느끼며..-.-

    이 글을 쓴 때는 2007년 10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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