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동 맛집, 이탈리안 레스토랑 아름다운 식탁

인기가 너무 많은 맛집은 오히려 꺼리게 되는 경험, 혹시 있으신가요? 늘 만석이고 항상 예약을 해야 하다보니 가봐야겠다는 생각도 잘 들지 않는 집이 있곤 하잖아요. 회사 근처에 있는 이 이탈리안 레스토랑도 그런 곳 중 하나였습니다. 반년이 지나도록 시도해보지 못하다가 얼마 전에서야 다녀오게 되었네요. 점심 시간엔 항상 사람이 많아서 미리 예약을 해야 하거든요.

바로 삼성동 '아름다운 식탁'입니다. 맛있다는 이야기는 몇 번 듣긴 했는데 아무래도 회사 점심시간은 '끼니'를 후딱 해결하는 일이 많다 보니, 예약을 해둔 집에서 여유 있게 밥을 먹자는 생각은 잘 들지 않더라고요. 

그래도 궁금한 마음은 있었는데, 며칠 전 다른 부서 분들이 이곳을 예약하셨다길래 저도 함께 합류하기로 했어요. 다행히 한 명 예약 추가를 했는데도 자리가 있었군요.

미리 준비해 둔 자리로 안내 받았습니다. 테이블과 의자는 고급스럽다기 보다는 꽤 아기자기한 분위기에요. 분식집스럽기도 하고.. 이런 집은 마음이 꽤 푸근해지죠. 

물컵과 작은 컵, 포크, 숟가락, 나이프가 놓여 있습니다. 

날이 춥다보니 허브티를 살짝 우린 물은 미지근하게 준비해 둔 센쓰!

테이블 위 종이에는 아름다운 식탁 레스토랑에 대한 소개가 나와 있습니다.

+ 면은 바로 삶아서 사용
+ 화학조미료는 Naver! 100% 천연재료와 소금을 소금소금, 후추를 후추후추...
+ 빵과 젤라또는 100% 수제품

 면을 바로 삶다니, 화학조미료를 안 쓴다니 더욱 마음에 드네요.
 

레스토랑은 단층으로 실내는 작은 편입니다. 오픈 키친 형태라 조리 과정이 훤히 들여다 보이더군요. 

자리에 앉았으면 부리나케 메뉴 주문부터! 파스타, 피자, 리조또 등 보통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메뉴가 있습니다. 메뉴판은 정성껏 손으로 만들었군요. 사진도 직접 찍은 듯하네요. 저희는 많이 먹는 사람(호련)이 있으므로 1인 1식으로 주문했습니다. ㅋㅋ 양은 많은 편이라고 합니다.

스테이크도 판매하는데 가격이 저렴한 편이라 조금 놀랬습니다. 다음엔 큰맘 먹고 한번 주문해봐야겠어요.

물컵의 용도는 알겠는데, 이 작은 컵은 왜 있는 건지 궁금해 물어보니 여기에 수프를 담는다고 하네요? 웬 수프를 컵에 담아주나 했더니 금세 궁금증이 풀립니다. 
 

바로 직원 분이 오셔서 이렇게 수프를 컵에 따라 준답니다. 걸쭉한 수프가 컵 안에 가득!

양파와 감자로 맛을 낸 듯한 수프가 상당히 맛있더라고요! 짭조름하면서 은은하게 퍼지는 양파향기가 입맛을 마구 돋굽니다. 맛있다고 감탄사를 내뱉으니 리필까지 된다고 하네요. 재미삼아 직원 분께 몇 번이나 더 먹을 수 있냐고 하니, 무한정 먹을 수 있지만 자칫 배가 불러 주문한 음식을 먹을 수 없으니 조심하라고 합니다. ㅎㅎ 

그래서 저는 한 번만 더 리필해 먹었어요. ㅋㅋ 아쉬운 점은 약간 뜨거울 정도의 온도가 좋은데.. 미리 만들어 놓은 것이라 그런지 그냥 좀 따뜻한 수준이라 아쉬웠습니다. 저 수프는 따로 사가고 싶을 정도로 맛나네요.

이어서 겉은 바삭하고 속은 보드라운 오징어먹물 빵이 나왔습니다. 미리 만들어 둔 빵을 다시 오븐에 살짝 굽는 듯하더군요. 올리브 발사믹 드레싱에 곁들이거나 아까 양파 수프에 찍어 드시면 됩니다. 

드디어 주문한 메뉴가 하나씩 등장합니다. 가장 먼저 나온 건 마늘이 듬뿍 든 낙지 오일 파스타! 낙지 파스타는 여기서 처음 먹어 봤는데요. 놀랍게도 저 낙지가 토핑 수준이 아니라.. 한 마리를 통째로 넣은 것 마냥 잔뜩 들어 있더군요. 참 맛있게 먹었습니다. 면도 꼬들꼬들하고 통마늘도 고소하고요. 먹을 수록 건강해지는 기분이 드는 그런 음식이군요. ^^

이건 게살 크림 파스타입니다. 담백한 게살이 듬뿍 들어 있는데요. 크림이 상당히 산뜻합니다. 예전과 달리 크림 소스는 금세 느끼하고 질려서 많이 못 먹는데 여기 아름다운 식탁에서는 마음껏 즐겼네요. ^^ 

함께 주문한 크림 리조또입니다. 먼저 새우가 가득 들어 있는 것을 보고 감동! 일부러 새우를 사람 수에 맞춰 주신 듯하더라고요. (다른 때보다 새우 개수가 더 많았대요)

게살 크림 파스타처럼 이 리조또도 크림이 산뜻합니다. 매우 진하고 고소한 맛을 원하시는 분에게는 약간 싱거울 수도 있을 텐데요. 그렇다고 밍밍한 크림 맛은 아니고 맛깔나면서도 지나치게 느끼하지 않아 맛있었어요. 

리조또를 하나 더 주문했는데, 이건 토마토 소스입니다. 마찬가지로 새우가 먹음직스럽게 올려져 있네요. ^0^
 

지나치게 짜거나 새콤하지 않아 맛있게 먹은 리조또입니다. 파스타와 리조또를 먹을 땐 제대로 말도 못 하고 먹은 듯하네요. 제 입맛에 정말 딱이에요. ( ㅎㅁㅎ)b!!

마지막 메뉴는 짜잔~ 명란시금치피자입니다. 토핑으로 명란이 든 피자 위에 시금치를 얹어 먹습니다. 

전날에도 점심에 피자를 먹었는데... 크림 소스 파스타와 리조또를 잔뜩 먹었는데도 이 피자는 어찌나 맛나던지. 결국 저 혼자 세 조각을 먹고 말았어요. ( *-_-)* 다른 분들은 배불러서 한 조각씩 먹었는데 저만 세 조각. ㅋㅋ 행복했습니다. 이렇게 뿌듯한 점심시간은 참 오랜만이었어요. 
 

배부르게 잔뜩 먹고 배를 슥슥 문지르고 있으니, 후식을 주십니다. 후식은 푸딩과 아이스크림 중에 하나를 고를 수 있어요. 그런데 저희 일행은 다섯 명인데 아이스크림을 하나 더 주시네요. 야, 신난당! 

아이스크림은 독특하네요. 미숫가루와 곡물맛이 느껴지는 아이스크림이었습니다. 다음에는 푸딩을 골라 봐야겠어요.

자주 가고 싶지만 미리 예약을 해야하는 집, '아름다운 식탁'. 그래도 이런 집이라면 조금 귀찮아도 부지런을 떨어야겠어요.
자주 들러볼 생각입니다. ^^

아름다운 식탁 / 강남구 삼성동 129-14 / 02-564-0987 (예약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