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을 많이 먹지는 않는데, 가끔 먹으러 갈 때 꼭 찾는 집이 있어요. 바로 건대에 있는 가마로인데요. 이름에서도 눈치챌 수 있듯 이 집은 '가마솥 뚜껑'에 삼겹살을 구워 먹을 수 있는 곳이랍니다.
진짜 가마솥 뚜껑은 아니고 ㅎㅎ 이런 솥뚜껑 모양입니다. 팬이 두개로 분리되어 윗 부분의 팬은 고기를 굽다가 새 팬으로 바꿀 수 있게 되어 있어요. ㅎ 끝부분으로 기름이 빠지게 되어 있는.. 독특한 팬입니다.
삼겹살을 주문하니 채소와 밑반찬들을 가져다 줍니다. 얼음이 동동 뜬 큼지막한 동치미도 마음에 들고, 고구마 맛탕도 좋네요.
채소는 적어 보이는데, 묵은지 삼겹살이라.. 채소를 많이 안 먹어요. (예전에 상추값이 폭등했을 땐 이 집에서 상추를 추가로 주문하면 추가금을 받기도 하더라고요. 아마 어쩔 수 없는 일이었겠죠. -_-;;;)
먼저 묵은지와 콩나물, 양파, 쌀떡, 버섯들을 가득 올려 주십니다. 버섯도 새송이, 팽이, 느타리까지 세 종류나 됩니다.
그리고 주인공 생삼겹살님도 얌전히 올라왔네요.
삼겹살은 꼭! 바싹 익혀 먹어야 한다는 사실. 맛나게 익을 때까지 얌전히 기다립시다. ㅎㅎ
가마로의 이 묵은지는 남도 땅끝마을에서 자란 배추를 천일염으로 절여 만든 것이라고 하네요.
장은 소금, 겨자소스(?), 그리고 양념장 등을 마련해 주더군요.
슬슬 괴기가 익어갑니다. 타는 목마름으로 고기를 기다리며....
목마름은 맥주로 축여줍시다. ㅋㅋ
친구는 고기를 먹기 좋게 잘라주고... 호련은 먹음직스럽게 사진 찍고...
익어가는 묵은지도 한입 크기에 맞게 잘라 줍니다.
칼칼한 묵은지와 삼겹살의 야들야들한 만남! 묵은지에 돼지기름이 적당히 배어 있어 더 맛나답니다.
삼겹살은 겉을 바삭하게 구워도 기름이 흐르면서 부드러워요.
그리고 맛나는 버섯들까지!
깻잎 위에 잘 구워진 새송이 하나, 삼겹살 하나 올려 먹어 봤습니다. 히히 맛나요.
결국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등심도 추가로 주문했습니다. 추가 주문할 땐 묵은지와 버섯까지 몽땅 다 주문하는 것과 고기만 따로 주문하는 것 두가지가 있어요. 저희는 고기만 더 주문했어요.
삼겹살이 입에서 살살 녹는 부드러운 맛이라면, 등심은 약간 거칠지만 씹는 맛이 좋은 담백한 맛이랄까요.
등심까지 먹고 나니 배가 불러서 볶음밥은 못 먹었습니다. ( ;ㅅ;) 볶음밥도 볶아 먹을 수 있던데... 이 집 여러번 와봤는데도 한번도 못 먹었어요. 늘 고기 먹다가 배가 불러서 포기하고 말아서 어떤 맛인지는 모르겠네요. (ㅋㅋ)
늘 사람이 많아 갈 때마다 기다려야 하고, 손님이 많아 시끄럽고, 서비스도 막 친절한 편은 아니라서.. 이런 점은 진짜 마음에 안 드는데요. 묵은지 삼겹살 가격도 1인분에 12,000원이나 하고요. 그런데도 몇년 동안 계속 즐겨 찾는 거 보면... 이 맛을 잊기 어려운 모양입니다. ㅎㅎ
가마로 / 02-464-2202 / 서울 광진구 화양동 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