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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청동 맛집] 단팥죽이 맛있는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
    일상 속 축복/호련의 멋집맛집 2011. 9. 2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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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청동 맛집] 단팥죽이 맛있는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

    갑작스레 날씨가 쌀쌀해졌습니다. 지난주만 해도 "왜 이리 더우냐"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는데, 이번 주는 으슬으슬 춥네요. 날씨가 추워지니 따끈한 음식이 생각나시죠? 그래서 호련도 겨울에 생각나는 단팥죽 맛집을 올려보려고요. ㅎㅎ

    오늘 소개할 곳은 지난 포스팅 '눈나무집'에 이은, 삼청동 맛집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입니다. 이 집도 삼청동에 갔다가 들르지 않으면 살짝 아쉬울 정도로 즐겨 찾는 곳인데요. 맛집 이름이 참 재미있죠? 이전에 어느 잡지 인터뷰에서 '가장 맛있는 집'이라고 하기엔 거만하니까, 겸손하자는 뜻으로 '둘째로 잘하는 집'이라고 지었다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삼청동 맛집] 단팥죽이 맛있는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 외부 모습

    [삼청동 맛집] 단팥죽이 맛있는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은 찻집입니다. 십전대보탕 등의 전통 차를 판매하는데요. 하지만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바로 '단팥죽'입니다. 이 집에서 서울서 둘째로 잘한다는 것은 분명 단팥죽!일 것이리라고 저 호련은 굳게 믿고 있습니다. ㅎㅎ 아직 서울서 첫째로 잘하는 단팥죽 집은 가보지 못했지만요. (그런데 과연 어디가?)

    [삼청동 맛집] 단팥죽이 맛있는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

    이날은 이미 저녁을 먹자마자 바로 이곳을 찾았기 때문에, 양심상 단팥죽 하나를 친구와 나눠 먹기로 했습니다. 단팥죽을 주문하면 이렇게 뚜껑을 덮은 죽그릇이 나옵니다. 한 그릇이 6,000원. 크기에 비교하면 정말 작은 크기입니다. 국그릇 정도의 크기랄까요?

    [삼청동 맛집] 단팥죽이 맛있는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

    설레는 마음으로 죽 뚜껑을 열면, 짜잔~ 단팥도 보이지만 삶은 밤, 은행, 계핏가루, 찹쌀 새알이 눈에 더 들어옵니다. 흑갈색의 단팥죽에 대비돼서인지 더욱 노오란 밤과 은행. 밤이 상당히 달콤합니다. 

    죽을 떠먹기 시작하면 친구와 서로 말을 잃고 숟가락만 오가게 되는 묘한 집입니다. 다른 단팥죽과는 다르게 굉장히 곱게 죽을 쑨 것이 특징인데요. 팥 앙금으로 죽을 쑤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마치 수프를 떠먹는 듯하달까요? 또 상당히 달콤한데, 이 달콤함은 일반 단팥과는 좀 달라요. 질리지 않는 단맛입니다. 저는 평소에 '단팥'이라는 놈을 원체 싫어해서, 붕어빵이나 찹쌀떡, 단팥빵 등도 잘 안 먹고... 팥빙수에 들어 있는 팥도 슬쩍 건져내고 파시통통;; 같은 단팥 아이스크림도 굉장히 싫어합니다. 그냥 팥은 좋아하지만, 설탕 등을 잔뜩 넣은 일반 단팥은 몸서리치게 싫어하죠. 달아서 그렇기도 하고 특유의 그 맛이 상당히 인공적이라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의 단팥죽은 전혀 그런 맛을 느낄 수 없습니다.

    더불어 계피 향 역시 신성하고 향긋합니다. 계피 역시 평소에는 잘 입에 대지 않는 것인데, 신기하게도 이곳에서는 계핏가루도 맛나더군요. 평소에 잘 먹지 않는 단팥죽과 계피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놀라운 경험. 삼청동에 올 때마다 두고두고 찾게 하는 이유랍니다.

    [삼청동 맛집] 단팥죽이 맛있는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

    죽 안에 큼지막하게 들어 있는 찹쌀떡


    게다가 단팥죽에 들어 있는 이 큼지막한 찹쌀 새알 덕북에 죽 먹는 재미가 더 좋습니다. 포슬포슬한 밤의 고소한 향이 입안에 가득 퍼지면서, 단팥죽의 달콤하고 쌉싸름한 맛과 함께 어렴풋한 계피향을 느끼고 나면, 쫄깃쫄깃한 찹쌀 새알을 떠먹는 재미에 숟가락을 쉴 새 없이 놀리게 되죠. 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면 그릇은 바닥을 보이고 아쉬움에 숟가락을 한번 입에 쪽 물어보게 됩니다. 그런데 이 단팥죽은 참 묘해서, 한 그릇을 먹고 나면 적당히 먹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더 많이 먹으면 분명 달아 먹다 질리게 될거란 생각에 숟가락을 얌전히 놓게 됩니다. 푸짐하게, 질리도록 먹지 않았기 때문에 다음에도 또 찾게 되는지도 모를 일이네요.

    [삼청동 맛집] 단팥죽이 맛있는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의 할머니


    이전에 친구들과 함께 와서 단팥죽과 함께 전통 차도 몇 가지 주문해서 마신 일이 있습니다. 호련은 '십전대보탕'이나 '쌍화차' 같은 전통차도 꽤 좋아하지만(은근 할머니 입맛), 그래도 단팥죽이 더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마 앞으로도 이 집을 계속 찾아도 선택은 변하지 않을 듯합니다. (하지만 전통 차 잘하는 집도 또 가고 싶어요. ^^)

    [삼청동 맛집] 단팥죽이 맛있는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

    가게 안의 공중전화, 나이드신 분을 위한 배려일까?


    매장 안은 단출합니다. 크기도 작고요. 의자나 테이블도 오랫동안 앉아 쉬기에는 좀 부족한 찻집이죠. 게다가 이 집에 올 때마다 늘 줄 서 있는 손님들 때문에 부담스러워서 죽과 차를 다 먹고 나면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는 편입니다. 4~5천 원 내고 두어 시간 씩 앉아 있을 수 있는 다른 카페에 비하면 상당히 비싼 가격입니다만, 맛있으니까 용서해주려고요. ㅎㅎ

    [삼청동 맛집] 단팥죽이 맛있는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

    밥을 먹고 죽까지 먹었으니, 집에 갈 땐 걸어 내려가는 것이 예의?는 아니고, 택시도 잘 안 잡히고 마을버스도 만원이라 하는 수 없이 걸어왔습니다. 한밤에 보는 광화문 앞 풍경. 꽤 좋네요. 이미 삼각대를 가져와 야경을 찍는 사람들로 즐비했는데요. 호련은 그냥 '손각대'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습니다. ㅠ 다음엔 저도 삼각대무리에 참여해볼까 해요. ㅋ

    삼청동 가시는 분들, 맛집도 다녀오시고 아름다운 가을의 삼청동의 풍경도 마음껏 즐기다오세요.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인근/02-734-5302.

    호련의 맛집 점수: 10점 만점에 8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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