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책을 읽으면서
무언가를 열정적으로 하는 사람은 정말 매력적이다.
나는 이 책의 저자 명재신에게 한때 홀딱 빠졌었다. 이 사람이 친구라면, 혹은 직장 상사였다면 늘 쫓아다니며 배웠을게다.
야무지고 당치고 똑부러진 그녀의 모습이 무척 부러웠다.
망설이는 일이 생길 땐 명재신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상상하곤 했다.
일부러 정하고자 하지 않았음에도 자연히 나의 롤모델이 되었다.
처음 책을 읽기 전에는,
그저 뻔한 '나 이렇게 공부해서 유학갔어요.' 라던가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하는 책이겠거니 싶어 별 관심없었다. (그런 책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고 단지 읽고 싶지 않았을 뿐 ^^;;)
한참 이리저리 방황하고 있을 때,
지인이 조언을 해주며, 이 책이 읽고 좋았다고 하는 말에 솔깃해져서 사서 보게 되었다.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그녀에게 빠져들었고,
두번째 읽었을 때는 눈물이 났다.
그녀에 비해 너무 게으르고 나태한 나 자신이 부끄러워서 반성했다.
#2. 책에서 좋았던 것
책 제목부터 『서른살, 꿈에 미쳐라』이다.
여자나이 서른, 직장 5년차의 대한민국 미혼여성이 쉽게 꿈에 미치라고 말하기엔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그녀 역시 책 서문에 아버지의 반대가 있었다고 적고 있다.
명재신은 IBM에서 일을 하며 틈틈히 공부하여 (몇번 과로로 쓰러져가며)
워튼스쿨에 합격하여 서른에 MBA를 떠났다.
그리고 MBA를 무사히 마치고 JP모건에 입사한 이후의 이야기까지 그리고 있다.
직장생활 좀 하다가 유학을 간다는 게 흔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난 그녀가 부단히 노력해서 워튼스쿨에 갔다는 것도 물론 좋았지만,
그보다 그녀의 사고방식이나 삶에 대하는 태도가 무척 좋았다.
단순한 공부벌레가 아닌, 삶을 즐기고 좋아하는 것에 열정을 다할 줄 아는 자세가 부러웠다.
그리고 그것은 내가 지향하는 삶이기도 했다.
무언가를 좋아한다면 한 번 미치도록 빠져보자. 그러면 그것이 무엇이 됐건 크게 쓰일 날이 있다.
우연히 시작해서 지금은 나의 최대 취미 중 하나가 된 라틴댄스가
회사 내 클럽을 이끌며 리더십을 배우는 좋은 계기가 될 줄은 정말 몰랐다.
게다가 그로 인해 많은 보수적인 사람들의 라틴댄스에 대한 선입견을 바꾸고 그 경험이 신문에 두 번이나 실릴 줄은,
MBA 800명의 친구들 앞에서 공연하게 될 줄은, 그리고 지금의 내 남편을 만나는 기회가 될 줄은 나도 미처 몰랐으니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딱 부러지게 하고, 원하는 것이 있으면 분명하게 말하고 도전하는
심지 굳고 당찬 모습 역시 배우고 싶은 점이었다.
소심한 동양 여자애가 되기는 정말 싫었다.
난 그런 사람이 전혀 아니니까.
아무리 작고 사소한 일이라도
열과 성을 다해 준비하고,
자신이 왜 그자리에 적합한지를 설득한다면 안 되는 일은 없다.
야무진 그녀가 어디서나 당당하고 자신감이 넘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그녀는 연습의 대가였고 언제나 근면성실했다.
매일 새벽3시까지 일을 하고 공부하다가 응급실에 실려가고..
읽다보면 '독해도 참 너무 독하잖아' 라는 생각이 한두번 들 때가 아니지만,
그녀가 그렇게 파고드는 이유는, 한결같이 그녀 자신이
'너무 그것을 원했기 때문' 이라는 사실.
그렇게 열심히 하는 모습이 얼마나 눈부셨을까.
책을 읽다보면 왠지 그녀가 눈을 빛내며 열심히 일할 모습이 상상이 되었다.
내가 무언가를 하고 싶다며 주변 사람들에게 자문을 구했을 때, 안 된다는 이유들은 참으로 많았다.
하지만 수많은 반대 의견들은 그 목표가 정말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인지 다시 한번 재점검하고
현실적으로 성취 가능한지를 재차 계산해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재고의 과정을 거친 뒤 내 자신을 향해 돌아온 대답은 ‘예스(YES)'였다.
사람들이 뭐라고 해도, 그래서 몇 번을 다시 생각해봤는데도 내 계산으로는 희망이 있다는 쪽이었다.
한평생 사는 동안 ‘그걸 꼭 해봤어야 하는데...’하면서 두고두고 뒤돌아보며 패배자처럼 아쉬워하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이 책도 꽤 여러번 읽었다.
나는 보통 '성공하려면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하는 책도 물론 좋아하지만 (^^;;)
이렇게 실제 자신이 체험하고 겪은 성공이야기가 더 좋다.
#3. 아쉬웠던 것
연습쟁이에 야무진 완벽주의 성격답게, 책도 꼼꼼히 잘 썼다.
자기관리가 무척 철저한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포장'도 잘 되었다고 생각한다.
강조할 것, 내세울 것은 상세히 드러내고 굳이 말하고 싶지 않은 것은 잘 돌려 설명했다.
책 후반부에 미래 계획에 대한 포부나 비전도 더 제시되어 있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았을 것 같다.
그녀의 꿈은 아직 한참 진행형일 것 같은데 책에서 JP모건 이후 앞으로의 생각에 대해서는 좀처럼 언급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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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따블뉴스 추천글에 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