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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자기계발 생활/서평 2009. 4. 23. 02:58반응형
<소나기>
인터넷 사이트를 돌아다니다가 본 만화였는데, 한 여자아이가 개울가에 앉아있다가 어떤 남자아이를 만나서는 조약돌을 던지며 마음 속으로 "저 놈, 내가 죽을 때는 꼭 너를 같이 묻어주마."라고 외치는 결말의 만화였다. 나는 심드렁한 기분으로 만화를 보다가 이것이 소나기의 패러디라는 것을 깨닫고는 조금 어이벙벙해졌다. 만화를 읽고서 소나기 생각이 잘 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9년전이라고는 하지만 ( 지금 셈을 해보니 정말 오래됬군... ) 그렇게 많이 잊어버렸을리가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이번에 이런 때에 소나기를 오랜만에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감사하게 생각한다.
소나기를 떠올리면 자동으로 기억나는 일이 있는데, 중학교때 국어선생님이 은행에 갔다가 한 노인을 만나셨던 일은 이야기 해 주신 일이 있다. 국어선생님은 노인에게 자신이 학교 국어교사라고 소개를 했더니, 노인은 아직도 중학교 3학년 교과서에 '소나기'가 실려 있냐고 물으셨다고 한다. 국어선생님은 웃으며 있다고 말씀하시고, 이제는 중학교 1학년 과정으로 넘어갔노라 설명하셨다고 한다. 그 노인분은 학교를 다니면서 그 시대에는 그렇다할 연애담을 읽을 거리가 없던 때였는데, '소나기'는 정말 가슴에 와닿고 무척 좋았던 소설이라 말씀하셨다고 한다. 선생님의 그런 말씀을 들으며 나는 참 애틋한 감정이 들었었다.
중학교때 읽을 때와는 달리 소설이 너무 짧았다. 그 때 읽을 때는 이렇게 짧은 소설이라고는 못 느꼈었는데, 쉽게 읽어내어갈 때마다 조금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어릴 때 읽을 때는 " 오- 불쌍하군. " 이런 정도의 생각밖에 들지 않았던 것 같은데, 지금 다시 읽어보니 아마도 저 소년은 평생토록 그 소녀를 달고 살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녀는 죽을 때 소년도 가져갔지만, 아마 소년은 평생토록 그 소녀와 함께 살아가겠지. 정말 소나기처럼 한순간에 몰려온 첫사랑의 감정이었을텐데, 소나기가 멈추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맑은 하늘과 밝은 햇살이 나타나는 것과는 달리, 아마도 소년에게는 영원히 그 소나기의 흔적이 머물러 있을 것 같다.
2005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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