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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들의 작문교실>
    자기계발 생활/서평 2009. 4. 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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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들의 작문교실>

     

     누군가나 다 한번씩 어른이 되는 사건을 경험한다. 물론, 아이가 서서히 자라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지만, 어느 일순간의 사건과 경험에 자신이 어른이 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그 순간에 갑자기 변화를 느끼는 것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전반부는 정말 순수하고 귀여운 여자아이였다. 그러다가 결말에 와서는 친구 위니로 인하여 스스로 자신의 롤러 블레이드를 버림으로써 어른이 되는 성장을 겪게 된다. 꽤 감정이입이 잘 된 소설이었다. 초반부에는 소설가'이영도'님의 화법과 비슷해 무척 유쾌하게 읽었었는데, 읽어가다가 어느 순간 울컥 울뻔했다. 어린 시절 내게도 위니 같은 친구가 있었고, 나도 위니 같은  행동을 한 적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소설에서 가장 와닿았던 부분은 이 부분이었다. " 내게 중요한 걸 절대로 버리지 않으려고 고집을 피우다간 아무도 사랑하지 못하게 될지 모른다. 또는 사랑한다는 말을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지도 모르고.앞으로 스물 셋이 되고 서른 셋이 되어도 사랑하는 사람들은 자꾸만 증명해 보이라고 요구할 것이다. 그건 정말 무섭다. 사랑하는 사람이 뭔가를 내놓으라고 요구하면 만사 끝이다. 그 이유같은 걸 따지며 싸우기에도 이미 늦은 거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걸 증명하기 위해 내놓으라는데, 그걸 내놓지 않고 말로 잘 설득해서 사랑하는 걸 믿게 할 도리는 없다." 내 나이가 스물 셋이기에 찔리는 부분도 있었고, 또한 나도 결국에는 은아의 말처럼 이런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글처럼 서른 셋이 되어도 똑같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왠지 걱정도 되고 반성도 되는, 그런 부분이었다.

     

     아이의 화법은 가끔은 잔인하게 느껴지는데, 이 소설처럼 심각한 이야기를 마치 아무렇지 않게 말해버리곤 하는게 그랬다. 나는 은아가 자신이 없어져버릴지도 몰랐을 아이였다며 백화점에서 혼자 서 있을 때는 태어나지 않았어도 괜찮았을거라고 말하는 부분이 참 가슴이 아팠다. 또한, 아이의 말인데도 너무 조숙해서 읽으면서 숙연해지게 하곤 한다. 마치, '저런 어린아이도 잘 알고 있는데 너는 뭐냐.' 하는 식으로 말이다. 은아의 시각으로 본 이 소설이 참으로 맛깔났던 것은 사실이었다. 귀여웠다.

     이 소설은, 지금 내 머릿 속에서 한참을 떠올라 돌고 있던 문제. '사랑의 증명'이라던지 '사랑의 믿음'이라던지 하는 가볍고 유치한 문제들에게 한방 먹이게 해 주었다. 어제 오늘 나는 가뜩이나 시험으로 복잡하게 만들던 머릿 속에서 괜시리 끼어 들어와 나를 괴롭히던 사소한 일들에 침울해져 있었다. 그런데 이 소설은 꼭 '너는 초등학생 5학년보다도 더 원론적이야. 더 못해.' 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덕분에 기분이 조금 나아진 것 같으면서 떨떠름하다. 하지만 분명 사랑에 대한 순수한 눈으로써 단순하게 풀이한 은아의 모습은 많은 교훈을 안겨주었다.  

    2005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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