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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으로 된 사람.일상 속 축복/소설 2008. 12. 24. 00:09
빵으로 된 사람. “ 실례합니다. 사람이세요? ” 나는 그를 처음 만난 날 이렇게 물었다. 어둑어둑한 2월 초, 공원 벤치에서 빵 하나. 사람에겐 누구에게나 우울한 순간이 찾아온다. 그건 내게도 그랬고, 나는 우울한 기분이 들 때면 ‘걷는 버릇’이 있었다. 그날은 슈퍼에 우유를 사러 나온 길이었다. 집 앞 슈퍼에 들어갔는데,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의 우유가 없었다. 다른 우유를 살 수도 있긴 했지만 그나마 있는 것들도 유통기한이 촉박했고, 왠지 마음에 들지 않아 슈퍼를 나와 버렸다. 2월이었지만 별로 춥지 않았고, 집 앞에서 100여 미터 거리쯤에 있는 좀 더 큰 마트로 가기로 했다. 그리고 나는 걷기 시작했다. 일단 마트에 가서 원하던 브랜드의 우유를 샀다. 유통기한도 길었다. 괜히 마트 안을 30여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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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일감호의 오리일러스트&웹툰 2008. 12. 24. 00:03
일감호의 오리 일감호의 오리는 하늘을 호젓이 가르고 구름위에 앉아있네. 반짝이는 햇빛 일렁이는 물빛 수면을 비추는 하늘은 모두 오리의 놀이터 두둥실 흘러가는 구름위에 희미한 달님 곁에서 오리의 눈망울엔 언제나 하늘이 있네. 자유를 잊고 구걸에 익숙해진 비둘기가 부리를 들어 비웃어도 서울 한복판, 건물들이 마구 솟아있는 그 사이 시름 안은 호수에서 오리는 구름위에 앉아있고 청록의 하늘 위를 뒹구네. ---------------------------------- 건대문화상 응모작품이 3편이상이었는데 시가 없어서 갑자기 아침에 일어나서 문득 생각나 시험공부하다가 대충씀..-.- 일감호는 우리학교의 호수(연못아님) 일감호의 오리들이 요새 일감호가 얼어서 그 얼음 위를 걸어다닌다 뒤뚱뒤뚱 귀여워미쳐버릴거 같애>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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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진일러스트&웹툰 2008. 12. 24. 00:01
사진 고민, 생각, 감정은 가면 같은 표정에 묻혀버리고 마치 너는 환상처럼 나는 꼭 웃고 있었던 것처럼 그 추억도 빛바래고 아름답게 변질되겠지 사진의 평면은, 그 감옥 같은 네모남은 기억을 가두고 웃는 얼굴 안에 갇힌 나를 영원히 죽여서 훗날, 회상하며 사진을 보노나니 내게도 이런 시절이 있었지 그리고 끝. 나는 과거의 나를 사진에게 빼앗겼네. ------------------------------------ 이것도 역시 건대문화상. 사실 현대시인론 발표하는 시간에 발표지 뒷면에다가 낙서한거였는데-.- 낼게 없어서 냄 ㅋㅋㅋ 왠지 암울한 분위기라 좋다. 라고 2005년에 쓰고 평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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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랑일러스트&웹툰 2008. 12. 24. 00:00
사랑 사랑은, 햇빛이 늘 내리비치는 것 같이 흔하디흔한 것이 되어버린 지도 모른다. 노란 옥수수 알알처럼 빽빽이 살아가는 요즘 사람들에겐 발에 채이도록 많고 당연한 듯 아무도 그것이 영원히 사라질까 조마조마 하지 않는 너무도 익숙해서 모를 햇살 같은 것.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떠오르는 해를 굳이 매일 하늘 보며 확인하지 않는 숨 쉬는 공기처럼 떠도는 구름처럼 새삼스럽지 않은 거다. 사랑이란 건 하지만 내가 너를 사랑하는 것은 너에게 밝은 빛 한줌을 더 뿌리고 싶은 것이다. 매일 눈부시게 너의 하루를 비추고 흔한 것처럼, 당연한 듯 그렇게 곁에서 따뜻하게 감싸주는 것. 흩뿌리는 사랑은 흔하지만, 흔해서 더 눈부신 별빛, 달빛 같은 것. 2005년 건대문화사에 내보냈으나 보기좋게 떨어진 시 -ㅅ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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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뽑는 소녀(1)일상 속 축복/소설 2008. 12. 23. 23:58
++++++++++++++++++++++++++++++++++++++++++++++++++++++++++++ 들꽃을 좋아하는 소녀가 있었다. 소녀는 꽃이 피는 계절이 되면 늘 들에 나가 꽃들을 보며 노닐곤 했다. ++++++++++++++++++++++++++++++++++++++++++++++++++++++++++++ #.1 유리창에 비친 가을 하늘이 유난히 추워보인다. 눈 앞의 설렁탕 위로 아직은 따스한 햇살이 내리 쬐인다. 설렁탕은 따뜻하다. 마치 햇볕이 그것을 데우고 있는 것 같다. 눈부신 햇빛에 비친 설렁탕 국물이 무척 희다. " 왜 안 먹어. 좀 팍팍 먹지. " 유식은 혜인을 나무란다. 그는 이미 흰 그것을 반 이상 다 먹었다. 앞에 앉은 그녀를 힐끗 보고는 다시 먹기 시작한다. " 응,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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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작> 혼합에의 갈망일상 속 축복/소설 2008. 12. 23. 23:55
#1. 운명 그는 자신의 아래를 본다. 더운 김이 나고 있다. 하얗고 투명하다. 온갖 빛은 그를 때린다. 그는 더운 김에 서려서 제대로 볼 수 없었다. 그는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그 소리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했다. "이건가. 이건가. 이것이 나인가." 그는 공포에 질린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그는 정신을 차리고 그녀를 찾았다. 아니다! 그의 눈은 희뿌연하다. 보이지 않는다. 그의 몸은 흠뻑 젖었다. 순식간에, 순식간에 그의 머릿 속에 그동안의 일들이 스쳐지나갔다. 마치, 사람이 죽을 때 그의 인생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듯이... 그렇게 그는 자기 자신을 회상했다. #2. 어둠 어두운 방. 그는 잠에서 깼다. 차갑다. 그는 자신이 차갑다고 느꼈다. 일어나기 힘들다. 전신은 마비가 되어 있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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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2 二月-2일상 속 축복/소설 2008. 12. 23. 23:52
안절부절 못하는 그를 나는 그렇게 바라만 보았다. 결국 그는 주섬주섬 가방에서 우산을 꺼냈다. "아!..." 우산을 꺼내던 그가 문득 뭔가 생각난 것 같았다. 우산을 가방에서 반만 내놓고 그가 말했다. "아이..내가 데려다 주면 안돼? 나는 그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어쩜 저렇게 어리버리할까?!! 나는 최대한 자연스러운 미소를 지으려고 노력했다. " 괜찮아, 너희 집이랑 반대 방향인데다가 엄마가 마중 나오시니..눈 오는데 너도 얼른 들어가야지. " 그는 우물쭈물했다. "아이........런.... 그래도..그래도..." 혼자 중얼거리는 그, 손을 오물거리며 우산을 쥐었다 놓았다한다. 얼굴이 혼자 새빨개졌다가 노래진다. 눈은 소리없이 마구..그야말로 마구 쏟아지고 있었고, 바지는 약간 축축해졌다. 몸은 무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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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2 二月일상 속 축복/소설 2008. 12. 23. 23:51
내가 그를 처음 만난 건 2월이었다. 2월 초순의 눈이 내리던 날이었는데 사실 그 날의 날짜와 눈이 내리기 시작한 시간까지 기억한다. 하지만 사실 그건 별로 중요한 게 아니다. 중요한 건 2월이었고, 눈이 내렸으며, 나는 그와 만났다는 것. 우리 둘이 대면했다는 것이다. 그날은 정오에 태호와 만났었다. 태호는 나와 같은 과 동기로 사실 나는 그와 별로 친하지도 않았고, 잘 아는 사이조차 아니었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태호는 나에게 연락하는 것이 마치 취미였는 듯 했고, 무척이나 나를 만나고 싶어했다. 하지만 난 그에게 별다른 감정이 생기지 않았다. 그렇다고 그를 거부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아무런 마음의 미동도 없었기에 가끔 그와 함께 시간을 보냈고, 내 옆에서 안절부절 못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나는 무심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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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1 장자일상 속 축복/소설 2008. 12. 23. 23:50
누구나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사람에겐 각기 각각의 꿈같은 시간이 있는 것 같다. 비록 그 꿈이 행복이든 불행이든, 현실이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시간을, 경험을 겪곤 한다. 꿈이 아니길 간절히 바라기도 하고, 만일 꿈이라면 영원히 깨지 않기를 빌 정도로 행복한 시간이라던지, 혹은 제발 꿈이기를 바라거나 꿈으로조차 꾸고 싶지 않는 일들을 겪기도 하고... 시간이 지난 후에 옛 기억을 떠올리며 과연 그것은 꿈이 아니었을까 생각하기도 한다. 나에겐 그가 그랬다.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아니라고 말하기도 애매했던 그는, 나에게 꿈을 꾸는 듯한 착각을 주었고, 그가 꿈이길 간절히 바라기도 했다. 지금 이 순간까지도 그때 그 일이 꿈이었던 것 같고, 아니 차라리 지금이 꿈이었으면 좋을텐데.. 차라리 장자가 나비였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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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일상 속 축복/소설 2008. 12. 23. 23:49
처음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한참동안 그의 머릿 속은 텅 비어있었다. 백지 상태의 세계.. 스믈스믈... 물 속에서 무언가 기어나오는 것 같은.. 소름 끼치는 느낌처럼 그녀가 그의 머릿 속에 스며 올라왔다. 그는 구토를 할 것만 같은 역겨움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녀는 물에 흠뻑 젖어있었다. 마치 물이 사람의 형상이 된 것 같이 그녀의 형체는 알 아 볼 수 없었다. 그저 저 부분에 얼굴이 있고, 가슴 허리 다리.... 아마 어깨까지 오는 긴 머리인가 보다하고 가늠할 정도일 뿐.. 점점 그의 머릿 속이 뿌옅게 변한다. 아니, 흐리멍텅하게 떠 있던 그의 눈도 뿌옅게 흐려져있다. 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머릿 속은 꽉 찬 안개처럼 흐려져서 다시 백지 상태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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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이 있는 북카페 대학로 <타셴>일상 속 축복/호련의 커피점 2008. 12. 20. 22:29
대학로에 와인 마시러 가자. 미술 서적 구경하러 가자. 분위기 좋은 북카페 가자. 여기는 대학로 처음 갔을 때, 사람이 너무 많아서 바에 앉아서 살짝 기다렸는데, 요렇게 인터넷공간이 있어서 컴퓨터를 하면서 놀 수 있었다. 화면의 영상은 계속 바뀐다 어두워서 호련 얼굴 하나도 안 보이지롱. 여기 조명 좋아서 아마 소개팅할 때도 좋을지도..(ㅇㅅㅇ) 친구가 홍차 티백을 하나 줬다. ㅇㅅㅇ)~ 야호. 하지만 아직 안 마셨다.(-ㅂ-) 카베르네 쇼비뇽, 하우스와인 호련이 좋아하는 맛있는 크래커. 크래커는 무한 리필. 호련은 계속 냠냠 집어먹었다. 저 크래커는 어디서 파는 걸까. (ㅇㅅㅇ) 타셴, 두번째로 방문했을 때, 문 앞에 이렇게 멋진 트리가 생겼다. +_+ 예쁘고나. 러스텐버그 2004년 빈티지 타셴의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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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샌드위치 먹으러 가자 <퀴즈노스 서브> in 교보타워 강남일상 속 축복/호련의 멋집맛집 2008. 12. 20. 16:12
블피 가족들과 서점에 갈 겸해서 퀸즈노스 서브 샌드위치를 먹기로 했다. 1. 교보타워 안에는 큰 트리가 있다. 트리 앞에 서있는 사람은 '고릴라림'님 고릴라림의 순간이동하기 2. 퀴즈노스 서브 여기 프랜차이즈라고 한다. 신촌에서 본 기억이 있다. 교보타워 1층의 퀴즈노스 서브. 매장 안은 이렇게 되어있다. 왠지 이국적이라고 느끼는 것은 나 뿐? ㅇㅅㅇ? 머핀 맛있겠다 (+ㅁ+) 샌드위치에 들어갈 빵을 선택할 수 있다. 매장에 이런 벽화(?)가 있다. 뜨끈뜨끈해보이는 빵이로구나. +ㅅ+ 내가 먹은 것은 휘트브래드 빵의 샌드위치 (아악..샌드위치 이름은 생각이 안난다. ㅠ.ㅠ) 맛있겠지롱 :-) 샌드위치랑 감자칩하고 콜라랑 런치메뉴다 (+_+) 카페 퀴즈노스 서브~ 이름이 어려워. 퀸즈노스 서브, 퀸즈노브 ..